보증금 2억, 입주 3일 만에 사라진 집주인 Podcast By  cover art

보증금 2억, 입주 3일 만에 사라진 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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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판례 보증금 2억, 입주 3일 만에 사라진 집주인 예상 읽기 시간 약 8분·투표 참여 후 실제 판결 공개 이 판례 듣기 사건번호2022가단215487 (각색) 법원서울동부지방법원 관련 법률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민법 제108조(허위표시), 형법 제347조(사기) 카테고리임대차·분쟁 01그날의 이야기THE STORY 2022년 3월 15일, 김민서(34)는 강남구 삼성동 오피스텔 앞에서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서 있었다. 29평형, 전망 좋고 신축 3년차. 보증금 2억원에 월세 없는 조건이었다. ‘이 가격이면 양호한데요?’ 중개인의 말에 민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1주일 전 결혼을 앞두고 전세집을 급하게 알아보던 참이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했다. 소유자는 박영호(62)로 되어 있었고, 근저당 설정은 없었다. 중개인은 ‘집주인이 급하게 해외 발령 가셔서 빨리 계약하려고 하신대요’라고 설명했다. 민서는 예비 신랑 이준혁(36)과 상의 끝에 계약을 결정했다. 3월 17일, 중개사무소에서 박영호라는 사람을 만났다. 신분증도 확인했고, 인감증명서도 받았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보증금 2억원을 계좌로 송금했다. 3월 20일, 입주 당일이었다. 이삿짐차가 도착하기 전, 민서는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원이 꺼져 있었다. 문자를 보냈다. 답이 없었다. ‘바쁘신가보다’ 생각하며 짐을 옮겼다. 그런데 저녁 7시쯤,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50대 남성이 서 있었다. ‘여기 제 집인데, 누구세요?’ 남성의 말에 민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남성은 진짜 박영호였다. 등기부등본을 다시 확인해보니, 민서가 계약한 박영호는 가짜였다. 진짜 박영호는 ‘저는 이 집을 팔거나 임대한 적이 없습니다. 제 신분증을 누가 복사해갔나 봅니다’라고 말했다. 민서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2억원이 한순간에 증발했다. 중개사무소로 달려갔지만, 중개인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무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다음 날, 민서는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수사는 쉽지 않았다. 계좌는 대포통장이었고, 신분증은 정교하게 위조된 것이었다. CCTV를 뒤졌지만 범인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민서는 중개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중개인은 거래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할 의무가 있습니다’라는 변호사의 조언을 받았다. 법정에서 중개사 이철수(47)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저도 피해자입니다. 신분증도 확인했고, 등기부등본상 소유자 이름도 일치했습니다. 인감증명서까지 받았는데 제가 뭘 더 확인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철수는 자신도 15년 경력의 베테랑 중개사로, 이런 사기극을 처음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고가 너무 급하게 계약을 원했고, 저는 정상적인 절차를 다 밟았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서 측 변호인은 반박했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는 중개사에게 거래대상물 및 거래당사자에 대한 확인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피고는 집주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본인 확인을 하지 않았고, 등기부등본을 가장 최신으로 떼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계약 당일 아침, 진짜 박영호가 자신의 오피스텔에 2억 5,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사실이 등기되어 있었다. 하루만 일찍 등기부등본을 다시 확인했다면 사기를 막을 수 있었다. 이철수는 ‘그날 아침에 설정된 근저당을 제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계약 전날 등기부등본을 떼서 확인했습니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중개사는 계약 직전 최종 확인을 할 의무가 있으며, 특히 집주인 본인과의 직접 통화 등을 통해 실제 거래 의사를 확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서는 ‘제 인생이 무너졌습니다. 결혼도 미뤘고, 예비 신랑과의 관계도 파경 직전입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재판은 6개월간 계속됐다. 경찰 수사 결과, 가짜 박영호는 중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됐다. 범행에 사용된 위조 신분증은 다크웹에서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개사 이철수는 ‘저도 사기꾼에게 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민서는 ‘전문가로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중개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판사는 양측의 주장을 듣고 최종 판단을 내려야 했다. 계약 당일 오전 9시 23분, 진짜 박영호 명의로 2억 5,000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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