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결혼생활, 연금 절반은 누구 몫인가 Podcast By  cover art

32년 결혼생활, 연금 절반은 누구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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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판례 32년 결혼생활, 연금 절반은 누구 몫인가 예상 읽기 시간 약 8분·투표 참여 후 실제 판결 공개 이 판례 듣기 사건번호2022드단54782 (각색) 법원수원가정법원 관련 법률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국민연금법 제64조(이혼 시 연금분할) 카테고리이혼·가족 01그날의 이야기THE STORY 김영희(59)는 2023년 3월 어느 봄날, 남편이 건넨 서류를 보고 멍해졌다.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라는 제목 아래 남편 박철수(62)의 서명이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그는 전날 회사에서 퇴직금 2억 1,000만원을 받았다. 32년 결혼생활은 그렇게 숫자 하나로 정리되고 있었다. 영희는 1991년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뒀다. 당시 은행원이었던 그녀의 월급은 45만원, 중견기업 과장이었던 철수는 65만원을 벌었다. ‘아이 낳으면 네가 집에 있는 게 낫지 않겠어?’ 철수의 말에 영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1992년 큰딸, 1995년 둘째 아들이 태어났다. 영희의 하루는 새벽 5시 30분에 시작해서 밤 11시에 끝났다. 철수는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승진가도를 달렸다. 과장에서 차장, 부장, 임원으로 올라갔다. 2015년에는 연봉이 1억 2,000만원을 넘었다. 그 사이 영희는 시부모 병수발 7년, 친정어머니 암투병 간병 3년을 견뎠다. 철수는 ‘당신이 집안일 하는 동안 내가 돈 벌었으니 공평한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2022년 11월, 철수는 갑자기 말수가 줄었다. 휴대폰을 볼 때마다 화면을 감추고, 주말 골프 약속이 부쩍 늘었다. 영희가 ‘요즘 왜 그러냐’고 묻자 철수는 ‘그냥 피곤하다’고만 했다. 그해 12월 31일, 철수는 퇴직했다. 2023년 3월 2일, 그는 이혼서류를 내밀었다. 영희는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변호사는 ‘재산분할과 연금분할을 모두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수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은 35년 2개월, 예상 월 수령액은 약 220만원이었다. 영희 본인의 국민연금은 가입기간 3년으로 월 15만원 정도였다. 205만원의 차이가 앞으로 20년, 30년 계속될 것이었다. 2023년 5월, 영희는 재산분할 1억원과 연금분할을 청구하며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철수는 즉각 반박했다. ‘재산분할 5,000만원은 줄 수 있지만 연금은 내가 직접 일해서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의 변호사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이미 재산분할로 인정했으므로 연금까지 나눌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첫 변론기일, 철수 측은 영희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동네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경제활동이 가능했음에도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것’이라는 논리였다. 영희는 울먹였다. ‘그때 시어머니 치매가 심해져서 병원 모시느라 그만뒀어요. 한 달에 60만원 벌자고 시어머니를 버릴 수는 없었어요.’ 재판부는 철수에게 혼인 중 재산형성 과정을 상세히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제출된 자료에는 놀라운 사실이 있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철수 명의 계좌에서 매달 150만원씩이 ‘이미연’이라는 이름의 계좌로 송금되고 있었다. 총 9,000만원, 철수는 ‘회사 후배에게 빌려준 돈’이라고 해명했다. 영희 측 변호사는 이미연의 신상을 추적했다. 그녀는 철수 회사의 13년 후배로, 2017년 이혼한 43세 여성이었다. 카카오톡 대화 복원 기록에는 ‘여보’, ‘보고싶어’라는 단어들이 즐비했다. 철수는 법정에서 고개를 떨구었다. 재판부의 시선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모두가 느꼈다. ’32년을 밥하고 빨래하고 애 키우며 살았습니다. 제 국민연금은 월 15만원입니다. 남편은 220만원을 받습니다. 이게 공평합니까? 저는 그저 제가 함께 만든 노후의 절반을 달라는 겁니다.’ — 원고 김영희 최후진술서 중 사건 핵심 32년 결혼생활 동안 아내가 쌓은 국민연금은 월 15만원, 남편은 220만원 전업주부로 살았던 김영희는 국민연금 가입기간 3년으로 노후가 막막했다. 반면 남편 박철수는 35년 가입으로 월 220만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영희는 혼인 중 함께 형성한 연금이라며 분할을 요구했다. 02법정 공방THE ARGUMENT 변호인(원고측) 원 원고는 32년간 가사와 육아, 간병을 전담하며 피고의 경제활동을 전폭 지원했습니다. 피고의 연금은 원고의 내조 없이 불가능했습니다. 변호인(피고측) 피 재산분할로 이미 혼인 중 기여분을 인정했습니다. 연금은 피고 본인이 직접 납부한 것으로, 이중 분할은 부당합니다. 변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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