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키운 딸, ‘재산 상속 안 해’라는 말에 입양 취소 소송 Podcast By  cover art

20년 키운 딸, ‘재산 상속 안 해’라는 말에 입양 취소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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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판례 20년 키운 딸, ‘재산 상속 안 해’라는 말에 입양 취소 소송 예상 읽기 시간 약 8분·투표 참여 후 실제 판결 공개 이 판례 듣기 사건번호2023드단34782 (각색) 법원수원가정법원 관련 법률민법 제908조의2 (파양), 민법 제908조의3 (재판상 파양) 카테고리이혼·가족 01그날의 이야기THE STORY 김동훈(62)씨가 서류 봉투를 법원 접수창에 내밀던 2023년 3월 15일,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입양 취소 청구’라는 제목의 소장. 20년을 함께 산 딸과의 관계를 법으로 끊겠다는 선언이었다. 옆에 선 아내 박미숙(59)씨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게 정말 맞는 걸까요?’ 남편의 어깨가 축 처졌지만, 고개는 끄덕였다. 2003년 5월 23일, 김씨 부부는 생후 6개월 된 여자아기를 입양했다. 결혼 10년차, 아이가 없었던 부부에게 그 아기는 기적이었다. ‘지우’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밤마다 분유를 먹이고, 첫 걸음마를 함께 기뻐하고,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함께 울었다. 김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작은 인쇄소를 운영했는데, 딸 교육비를 위해 주말도 없이 일했다. ‘우리 지우는 꼭 좋은 대학 보내야지.’ 그게 부부의 유일한 꿈이었다. 지우는 2022년 2월 명문대를 졸업했다. 졸업식 날 김씨 부부는 딸에게 강남 아파트 전세금 2억 원을 마련해줬다. ‘이제 사회생활 시작하니까 좋은 곳에서 살아라.’ 20년간 모은 돈의 절반이었다. 지우는 ‘고맙다’고 했지만, 표정은 담담했다. 그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김씨가 넌지시 말했다. ‘나중에 아빠 인쇄소도 네가 물려받으면 좋겠구나.’ 지우의 대답은 차갑했다. ‘저 그런 거 관심 없어요.’ 2022년 7월부터 지우의 연락이 뜸해졌다. 전화를 걸면 ‘바빠요’라는 짧은 답만 돌아왔다. 추석에도, 설날에도 집에 오지 않았다. 박씨가 딸의 집을 찾아갔을 때, 지우는 현관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왜 허락도 없이 와요? 저 제 인생 살고 싶어요.’ 인터폰 너머로 들린 목소리는 낯설었다. 박씨는 문 앞에서 한 시간을 울었다. 그때 옆집에서 나온 여자가 말했다. ‘지우씨 요즘 다른 분들하고 자주 오시던데요. 친엄마 찾았다고 하시더라고요.’ 2022년 11월 3일, 김씨 부부는 사설탐정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지우가 친생부모를 찾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었다는 것. 더 충격적인 건 지우가 친구들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였다. ‘양부모? 솔직히 그냥 이용한 거지. 학비 다 대주고 집도 얻어줬으니까. 이제 친엄마 찾았으니 그쪽 재산이나 챙겨야지.’ 김씨는 그 메시지를 프린트해서 밤새 들여다봤다. ’20년이 이런 의미였나…’ 다음 날 새벽, 그는 변호사 사무실을 예약했다. 변호사는 난색을 표했다. ‘입양 취소는 정말 어렵습니다. 양자가 양부모를 학대하거나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나 가능합니다. 단순히 연락을 끊었다는 이유로는…’ 하지만 김씨는 고집했다. ’20년간 4억 원 이상을 교육비와 생활비로 썼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우리를 버리고 친부모 재산만 노린다면, 이게 사기 아닙니까?’ 박씨가 가방에서 통장을 꺼냈다. 유치원비부터 대학 등록금까지, 모든 지출 내역이 정리돼 있었다. ‘저는 이 아이를 위해 제 인생을 다 바쳤어요.’ 2023년 5월 18일 첫 재판. 법정에 들어선 지우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양부모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판사가 물었다. ‘원고 측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우의 변호인이 답했다. ‘입양은 친자관계 창설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노후 부양이나 재산 상속을 조건으로 하는 계약이 아닙니다. 피고는 단지 친생부모를 찾고 싶었을 뿐이며, 이는 정당한 권리입니다.’ 김씨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20년을 키워줬는데!’ 재판은 세 차례 이어졌다. 김씨 측은 지우가 친생부모를 찾은 뒤 보낸 SNS 메시지들, 친구들과의 대화 녹음, 양부모를 모욕한 증거들을 제출했다. 특히 지우가 친생모에게 보낸 문자가 결정적이었다. ‘양부모는 이제 필요 없어요. 엄마 재산이 얼마예요? 제 상속분은요?’ 지우 측은 반박했다. ‘사적인 대화일 뿐이며, 양부모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친 적은 없습니다. 그저 연락 빈도가 줄었을 뿐입니다.’ 방청석에 앉은 박씨는 손수건을 쥐어뜯었다. 마지막 재판에서 판사는 지우에게 직접 물었다. ‘양부모에 대한 감정이 어떻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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