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약속만 믿고 3년 일했는데, 퇴직금은? Podcast By  cover art

구두 약속만 믿고 3년 일했는데, 퇴직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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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판례 구두 약속만 믿고 3년 일했는데, 퇴직금은? 예상 읽기 시간 약 8분·투표 참여 후 실제 판결 공개 이 판례 듣기 사건번호2022가단87452 (각색) 법원수원지방법원 관련 법률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카테고리직장·노동 01그날의 이야기THE STORY 2019년 3월 15일, 김민수(29)는 수원시 영통구의 한 카페 앞에 섰다. 사장 박영진(47)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시급 8,500원, 주 5일, 하루 8시간. 잘하면 정규직 전환도 가능해요.’ 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쓰면 되지 뭐.’ 박 사장의 말에 민수는 그날부터 일을 시작했다. 첫 달은 꿈같았다. 월급 178만원이 정확히 25일에 들어왔다. 민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다루는 법을 배웠고, 단골손님 이름을 외웠다. 3개월이 지나자 박 사장이 ‘이제 너 없으면 가게가 안 돌아가’라고 말했다. 민수는 뿌듯했다. 계약서는 여전히 없었지만, 매달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믿음을 증명했다. 2019년 7월, 시급이 8,700원으로 올랐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터졌다.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 박 사장은 난색을 표했다. ‘민수야, 미안한데 이번 달은 월급을 좀 늦게 줄 수밖에 없어.’ 민수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3월 월급은 4월 10일에 들어왔다. 4월 월급은 5월 20일에 들어왔다. 하지만 들어오긴 했다. 민수는 참았다. ‘어려울 때 함께 버텨야지.’ 그는 오히려 배달 서비스를 제안했고, 가게는 조금씩 회복했다. 2021년, 민수는 카페의 실질적인 매니저가 되어 있었다. 발주, 재고관리, 신입 알바 교육까지 도맡았다. 월급은 210만원으로 올랐다. 박 사장은 ‘내년에 2호점 내면 점장 시켜줄게’라고 약속했다. 민수는 자신의 미래를 그렸다. 여전히 근로계약서는 없었다. ‘이제 와서 얘기하면 사장님 기분 나빠하시겠지.’ 민수는 넘어갔다. 2022년 2월 28일, 민수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전세자금이 필요했다. 그는 사직 의사를 밝혔다. ‘사장님, 3월 말로 그만두려고 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박 사장의 표정이 굳었다. ‘그래? 알겠어. 그런데 퇴직금은 기대하지 마. 너 아르바이트잖아.’ 민수는 귀를 의심했다. ‘네? 제가 3년 동안 풀타임으로 일했는데요?’ 박 사장은 고개를 저었다. 3월 5일, 민수는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다. 담당 근로감독관은 서류를 검토하며 고개를 저었다. ‘근로계약서가 없네요. 급여명세서는요?’ 민수는 통장 사본을 내밀었다. 36개월치 입금 내역이 빼곡했다. 감독관은 한숨을 쉬었다. ‘이것만으론 부족해요. 근무시간을 입증할 수 있나요?’ 민수는 카카오톡 대화와 출퇴근 인증 사진을 꺼냈다. 3년간의 기록이었다. 근로감독관의 시정명령에도 박 사장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 친구는 필요할 때만 부르는 아르바이트였어요. 정규직이 아니에요.’ 증거로 제시한 건 2020년 3월, 코로나 때문에 일주일간 가게를 닫았던 기록이었다. ‘봐요, 이 기간엔 월급도 안 줬잖아요. 진짜 직원이면 유급휴가를 줬겠죠.’ 민수는 분노했다. 그때는 본인이 먼저 쉬겠다고 말했던 것이다. 5월 12일, 민수는 소장을 제출했다. 퇴직금 850만원과 연차수당 320만원,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270만원을 청구했다. 총 1,440만원이었다. 변호사는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통장 입금 기록의 규칙성, 카카오톡 업무 지시 내역, 손님들의 증언. 충분합니다.’ 민수는 그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7월 20일, 첫 변론기일. 박 사장의 변호사는 공격적이었다. ‘원고는 자유롭게 출퇴근했고, 다른 부업도 가능했습니다. 이는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적 사업자의 특징입니다.’ 민수의 변호사가 반박했다. ‘피고의 업무 지시 카카오톡을 보십시오. 출근 시간, 휴게시간, 메뉴 가격 책정까지 모두 지시했습니다. 이것이 독립적 사업자입니까?’ 방청석이 술렁였다. 재판부는 현장검증을 명령했다. 8월 5일, 판사와 서기관이 카페를 방문했다. 타임카드는 없었지만, 직원 로커에는 민수의 이름표가 붙은 사물함이 있었다. 단골손님 김영희(52)씨는 증인으로 나섰다. ‘민수씨는 3년 내내 평일 오전 9시면 항상 계셨어요. 휴가 때 말고는 빠진 적이 없어요.’ 증언은 계속 이어졌다. 박 사장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원고는 2019년 3월 15일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36개월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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